연구소 동료 알렉스와 저녁 쯤 술집을 갔다. 매 주는 아니지만 가능하면 목요일이 되면 시내로 나가 같이 밥을 먹거나 가볍게 술을 한잔 한다. 처음에는 다른 맴버들도 있었지만 다들 직장을 옮겨서 이제는 우리 둘만 남았다. 천천히 새로운 맴버를 물색 중이지만 모임에 적합한 맴버를 찾기가 쉽지않다. 이 날은 이 곳의 날씨답지 않게 화창하고 쨍한 해가 오래도 남아있었다. 이 술집에서 바라보는 돔의 모습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혼자보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다시 잠자고 있는 내 카메라를 깨우려 한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묘한 감정에 카메라를 손에 쥐고도 셔터를 누르지 못한다. 이러한 감정은 태풍이 지나가듯이 아무런 저항도 소용없는 긴 침묵속에 천천히 숨을 죽인다. 그러고 나면 조그만 희망같은 갈망이 천천히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많은 호기심과 감성들이 춤을 춘다. 이 것들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나의 오래된 카메라를 이제서야 다시 손에 힘주어 쥘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늦은 오후 아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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